자연 속 옹달샘 소리

최재영 기자

jychoi@naver.com | 2025-12-21 13:22:32

조용히 흐르는 맑고 청아한 소리…쉼의 의미 전해
적막 속 울리는 자연의 울림…'멈춤의 용기' 건네

인적이 드문 숲속 깊은 곳에서 조용히 흐르는 작은 옹달샘이 바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쉼의 의미를 되묻고 있다.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숲 한가운데서 시작된 물줄기는 작은 냇가를 이루며 졸졸졸 소리를 내고, 그 소리는 적막한 자연 속에서 오히려 더 또렷하게 다가온다.

주변을 둘러싼 울창한 숲은 외부의 소음을 차단한 채, 오직 샘물의 흐름만을 허락한다. 귀를 기울이면 인위적인 소리가 사라진 자리에서 자연이 들려주는 고유의 리듬이 느껴진다. 빠르게 흘러가지도, 멈춰 서지도 않는 물소리는 도시의 소음과는 전혀 다른 결을 지니며 듣는 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연의 소리가 인간의 심신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복잡한 정보와 자극에 노출된 현대인에게 물 흐르는 소리와 같은 자연음은 긴장을 완화하고 사고의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숲이나 계곡을 찾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그곳을 찾았다고 말한다.

탁해진 세상 속에서 맑음을 회복하려는 욕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빠른 성과와 효율이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쉼을 생각하는 일은 사치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숲속의 작은 샘은 쉼이 결코 거창한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운다.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는 쉼이란 어딘가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리듬을 되찾는 일이라는 것을 전한다. . 적막 속에서 더 깊게 울리는 자연의 소리는 오늘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잠시 멈춰 설 용기를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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