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태조·태종 의정부행차' 620년 만에 재현

김가연 기자

minjoo@gsdaily.co.kr | 2025-09-24 15:11:46

'제40회 회룡문화제' 핵심 프로그램으로 진행
역사적 정체성 되살리는 새 전환점 마련 의미

의정부시가 620년 만에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를 재현하며 도시의 역사적 정체성을 되살린다. 오는 27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제40회 회룡문화제’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이번 행사는 조선 건국의 상징인 태조 이성계와 태종이 극적인 화해를 이루는 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의정부를 군사도시에서 문화도시로 탈바꿈시키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의정부는 조선 초기 국정을 논의하던 중심지로, 태조와 무학대사의 회룡사 일화, 전좌마을 등 풍부한 역사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태조, 태종, 세종 등 역대 임금들이 50회 이상 의정부를 방문한 기록이 남아 있어 ‘왕의 도시’로서의 상징성이 크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제39회 회룡문화제 개막행사에 북을 치고 있다. (사진=의정부시)

하지만 지금까지는 ‘부대찌개 도시’라는 군사 이미지가 강해 역사문화의 잠재력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

이번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는 조선 개국 이후 처음으로 태조와 태종 두 왕이 함께 등장하는 왕실 행차로, 철저한 시대 고증을 바탕으로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행사다. 두 왕은 각기 다른 출발지에서 행차를 시작해 의정부에서 화해 의식을 치르고, 이후 함께 한양으로 향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는 함흥차사로 상징되는 부자 간 갈등을 넘어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상징적 장면이다.

▲제39회 회룡문화제 개막행사 모습. (사진=의정부시)

특히 ‘태종실록’에 기록된 태조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헌수례가 시청 앞 시민교 특설무대에서 재현돼, 진정한 화해의 의미를 시민들에게 생생히 전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전문가 자문과 학술회의를 통해 행차 경로와 전좌마을의 역사적 의미를 검증했으며, 고려 말부터 조선 초 복식을 기준으로 한 전국 최초의 왕의 행렬로 기획되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차별화된 축제로 준비되었다.

▲태조·태종 의정부행차 행사 안내 포스터. (사진=의정부시)

의정부시는 이번 회룡문화제를 통해 역사도시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고, 문화·관광·산업을 연계한 체류형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620년 만의 의정부행차는 도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되살리는 역사적 장면”이라며 “시민이 함께 만드는 문화 축제를 통해 의정부가 진정한 문화도시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는 28일 의정부예술의전당과 예총에서 출발해 의정부역 동부교차로, 호원2동 주민센터를 거쳐 전좌마을 특설무대까지 약 4.5km 구간에서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의정부가 군사도시 이미지를 넘어 역사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시민 참여형 역사 축제로서 지역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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