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향유자 14인이 전하는 ‘감상 속 성찰’ 주목

김가연 기자

minjoo@gsdaily.co.kr | 2025-12-16 11:45:25

에세이 ‘그림 앞에서 나를 만나다’ 출간
그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감상의 기록
‘그림이 건네는 질문’…참여형 독서 제시

예술 향유자 14인이 함께 집필한 에세이 ‘그림 앞에서 나를 만나다’(미다스북스)가 출간돼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책은 미술 작품을 해설하거나 분석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그림 앞에 선 순간 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난 감정과 기억을 기록한 감상 에세이를 한 권으로 엮은 것이 특징이다. 미술 전공자나 평론가가 아닌, 일상 속에서 꾸준히 그림을 바라보고 사유해 온 이들의 목소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미술 에세이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신간 에세이 ‘그림 앞에서 나를 만나다’, 미다스북스

‘그림 앞에서 나를 만나다’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으로 ‘그림’을 제안한다. 반복되는 일정과 감정 소모에 지친 현대인에게 음악이나 영화가 아닌 회화 작품이 건네는 고요한 위로에 주목하며, 위로와 따뜻함이 필요할 때 그림 앞에 잠시 기대어보는 것은 어떨지 질문을 던진다. 작품을 이해해야 한다는 부담 대신, 느끼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감상의 태도를 자연스럽게 권한다.

이 책은 특히 작품의 연대나 화풍, 작가의 이력보다 그림이 개인에게 만들어낸 변화에 집중한다. 14명의 저자들은 각자 마주한 그림 앞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어떤 기억이 떠올랐고 어떤 질문에 멈춰 섰는지를 담담하게 기록했다. 글의 말미마다 실린 ‘그림이 건네는 질문’은 독자가 감상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삶을 되돌아보도록 이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그림을 통해 마음이 열리고 삶으로 시선이 확장되는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따라간다. 우연히 마주친 그림 한 점이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무심히 지나쳤던 감정을 붙잡아 두는 순간들이 이어진다. 낯선 이미지 앞에 머문 시선은 가족과 관계의 기억으로 번지며 미안함과 그리움, 회복의 감정을 조심스럽게 꺼내 놓는다.

이어 불안과 상실, 공허한 시간 속에서 그림이 건넨 위로가 기록되고, 거창한 성취가 아닌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기쁨과 만족이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그렇게 축적된 감상은 결국 그림을 바라보는 태도가 삶을 대하는 자세로 이어지는 지점에 이르며, 독자를 다시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만든다.

공동 저자들은 스스로를 ‘예술 향유자’로 소개한다. 예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거나 평가하기보다, 삶의 한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향유하길 바란다는 점에서다. 이들은 “예술은 독백이 아니라 대화이자 소통이며, 생의 구체적인 질문이자 저마다의 답”이라며 “의미 있는 매개이자 아름다운 향유재로서 예술 작품이 전하는 위로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출판사 미다스북스 측은 “무채색으로 가득한 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에서 부담 없이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회복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한 책”이라며 “42점의 그림과 그에 대응하는 42편의 감상은 독자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보는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림 앞에서 나를 만나다’는 그림에 대해 알아야만 즐길 수 있다는 선입견을 내려놓고 예술을 통해 자신을 만나는 경험을 제안하는 에세이다. 조용히 그림 앞에 서는 순간, 독자 역시 자신의 마음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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